남대문 낙서 단상

엊그제 서울에 갈일이 있어 갔더니
남대문이 공사중이더군요.

여기 저기 완공을 기원하는 낙서들이 있었습니다.

문득. 낙서를 보니
한국이 참 대단히 발전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마 2002년이 분수령이 아니었을까 싶은데요.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이 저마다 다른 견해를 가지는 것이 아닌가 그러면서도 대의는 모이는 것이 아닌가 싶었습니다.

분명 남대문이 유실된 것은 잘못된 일이죠. 그리고 다시 복원하기를 바라는 마음은 간절한 거죠. 그런데 그렇게 해야하는 이유가 참 다양하다는 것입니다.

국수주의적 글들이 여기 저기 보이기도 하구요, 남대문을 신격화 시킨 것 같기도 하구요,
가끔 아주 어이없는 동방예의지국이라던가 머 기타등등.
조상님이 남기셨으니 그것을 훼손하는 것은 조상님을 모독하는 거다, 대한민국의 정기를 흐리는 거다 하는 좀 ... 이해할 수 없는 글들도 많았습니다.

가장 많은 글은 남대문 지못미.
젊은 사람들도 같이 동참했더군요.

근데... 남대문 앞의 차례상은 좀 아니다 싶었습니다. 그리고 굵은 붓글씨로 되지도 않는 영어로 이렇게 저렇게 써놓는건 좀 눈쌀이 찌푸려지더군요.

어쨌든. 다양한 의견을 가진 사람이 다양하게 존재하는 사회.

한국도 선진국으로 들어서고 있는 모양입니다.

Posted by up4201

2008/03/02 00:53 2008/03/02 0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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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대문 지못미.

오늘 하루 동안 남대문이 무너져 내리는 영상을 몇번이나 보았는지 모릅니다.
보는 동안 얼마나 가슴이 무너져 내리던지

시커먼 연기를 뿜으며 화염과 함께 무너져 내린 남대문에 대한 비통한 마음은, 그것이 국보 1호라는 타이틀 때문이 아니라, 아름답게 한국의 선을 보여주던 화려하면서도 어디에도 견줄수 없는 독창적인 아름다움의 정수인 우리의 상징물이 스러져 내리기 때문에 더욱 더 슬프고 비통한 마음 뿐입니다.

특히 한 동영상은 눈물을 흘리던 한 사람이 급기야 큰절을 하는 모습을 보여주던데, 저의 마음을 그대로 대변한듯 하여 너무나 가슴이 아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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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 초년시절, 대학교에서 야나기 무네요시의 조선과 예술이라는 책을 읽기를 강권했던 적이 있습니다. 야나기 무네요시는,조선의 공예, 도예를 언급할때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일본 사람입니다. 일제 강점기 이전부터 조선문화에 관심이 많았지만, 정말 그사람의 전공은 미술이 아니라 다른 것으로 알고 있는데 무엇인지는 기억이 안나는 군요. 도자기를 배우시는 분은 야나기 무네요시의 글을 읽으면서 조선의 미학이 무엇인지에 대해 논의하는 시간이 많았을 것입니다. 대체적으로 반응은 두가지 인데요, 첫번째는 우리도 잘 모르는 우리만의 미학을 정말 잘 풀어썼다, 어떻게 이렇게 한국의 정서를 잘 알까 하는 것이고, 두번째는 한국의 미가 절제되고 비통하고 한이 서린 아름다움이라고?! 하면서 화를 내는 경우입니다. 저는 후자의 경우입니다. 읽다가 화가 나서 책을 두어번 던저버렸지요.

야나기 무네요시는 한국의 아름다움을 초가지붕과 도자기의 선, 한복의 선과 색 등에서 찾습니다. 담백한 희색은 마치 즐거움 보다는 슬픔을 담은 듯하고, 초가 지붕의 선은 신분 창출을 극복하지 못하고 외세의 침입에 늘 시달려온 민중의 한이 서린듯 하다 머 이런 내용인데 하도 오래전에 읽은 내용이라 기억이 잘 나지 않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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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대체적으로 조선의 백자를 보면 이런 이야기는 다소 이해가 갈 법합니다. 말하자면, 조선에 대한 아무런 배경 지식이 없는 사람도 조선의 백자에서 풍겨져 나오는 말할 수 없는 색의 깊이와 변화의 오묘함, 그리고 그 마지막에 따라오는 왠지모를 비통한 느낌이 색을 보면서 복잡한 감정에 빠지게 된다는 거죠. 그리고 그 색상의 여운뒤로 물밀듯이 밀려오는 선의 아름다움. 복잡하지도, 단순하지도 않으면서 넘치지도 않고 정말 적당하고 소담하게 어우러진 곡선의 미학은 조선의 미학으로 볼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저를 비롯해서 책을 내던진 같은 부류의 학생들이 내지른 반론은 바로
한국의 기와와 절, 그리고

숭 례 문!!!!!

에서 창출되는 다양한 색상의 어우러짐
힘과 절제의 그 아스라한 경계사이에서 보여주는 단청조각의 섬세함
빼곡히 겹쳐쌓은 주단과 색색이 어우러진 작은 부분 부분마다
복잡오묘하면서도 싸이키델릭하면서 동시에

모자를 눌러쓴듯 하면서도 하늘로 곱게 뻗은 강하고 굵은 선을 보여주는

저 위대한 자태의 숭례문을 떠올렸기 때문일 겁니다.



숭례문에서 어떻게 우리가 한이 맺힌 민족이라고 이야기 할 수 있으며
숭례문에서 어떻게 우리가 가난과 침입에 시달려 스스로 자폐적 언어로 미적 감성을 이야기 하는 그런 민족이라고 할 수 있겠느냐 말입니다.


물론 야나기 무네요시는 광화문과 숭례문의 아름다움에 대해 침이 마르도록 칭찬하긴 합니다만! 그것이 조선을 대표하는 미학, 아니 겨례의 미학이라는 것은 몰랐던 모양입니다. (지금 광화문이 남아있는 이유는 야나기 무네요시 때문이긴 합니다만 서도, 조선의 미학을 이런식으로 일반화 해서는 곤란하죠)

그 사람의 눈에 보여진 백자와 흰 도포와 초가집도 조선의 아름다움이겠지만,
정녕코 한만이 우리가 내세울 수 있는 그런 건 아니라는 게 책을 내던진 이들의 말이었습니다.

숭례문을 보십시오.중국애들처럼 어디 비루하고 촌쓰럽게 용한마리가 꽈리를 틀고 올라가는 디자인이 있습니까
로마애들처럼 나체가 근육을 까 뒤집어 하이데포메이션을 해대며 인상을 찡그리고 있답니까
프랑스 애들 처럼 도포자락이 과하게 바람을 받으며 휘날리고 있답니까.

그저. 도성의 문으로써. 화려함과 동시에 그 육중함을 내 디디고 스스로 존재감을 발산하는 것이 아우라가 아니면 무엇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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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ru.pe.kr

[미루스타일 線 님의 블로그에서 퍼왔습니다. 너무 잘 찍으셨네요 굽신굽신 ]

우리의 마음속에서 아우라를 내뿜던 그 숭례문이
저렇게 쓰러지는 모습은 못내 가슴을 치며 서럽게 느껴집니다.

물론, 랜드마크로 따지면 작고 초라해 보일 수도 있습니다.
다른 나라 갔다 오신 분들 그 사이즈와 디테일에 우리의 숭례문이 초라해 보일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저 현란함과 구석구석 쫀득쫀득하게 스며든 600년 가치의 정신적 유물은 결코 스스로를 작게 보이지도 않고,
민족적 혼으로서 그 가치와 독창적 형태를 늘 품고 있었습니다.

이제 한동안 숭례문을 사진으로만 보아야 겠지요.


세삼스래 감격이 업 되어서 작년에 저의 학교를 찾았던 외국인 교수에게 메일을 썼습니다. 그때 숭례문에서 함께 찍은 사진을 첨부하고,
국제적으로 알려진 뉴스매체에서 링크를 보내려고했습니다.
BBC에서 검색해보니 글이 나오더군요.
http://news.bbc.co.uk/2/hi/asia-pacific/7238210.stm


그런데...

사진이 이게 멉니까. 이전과 이후를 비교해 보여주어 참혹함을 설명하려는 기자의 의도는 알겠지만, 아마도 이 기자는 숭례문이 가진 역사적 정신적 가치를 대표할만한 사진 한장 고를 줄 아는 안목은 없는 모양입니다.

안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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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을 치며 .오늘 하루를 마무리 합니다.

Posted by up4201

2008/02/11 23:48 2008/02/11 2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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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틀렸을 수도 있다. 하지만, 증거들이 그렇다고 말하는 동안 나는 그것을 믿어야 한다. 신념이란 잘못된 것을 보고 잘못되었다고 말하고, 내가 그른 것이 밝혀지면 깨끗하게 인정하는 것이다. [나는 1류가 되고 싶었다. 나는 2류가 아니다. 나는 무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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