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을 다닐때 어느날 전무의 책상을 본적이 있더란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그의 다이어리인데, 사용자 조사를 위해 부탁했던 다이어리 작성을 해주는 것을 보고 뜨악했다는 전언.
내용은, 전무가 사용자 조사 다이어리를 작성해 줬는데, 그 다이어리의 내용이 5분 혹은 10분 단위로 그가 한 일들이 빼곡하게 적혀있더라는 것이었다.
적는 것도 적는 것이지만, 웬만한 노력없이는 적는것이 정말 까다롭다.
그건 또 적어본 사람만이 안다.
이걸 디지털 파일로 작성하는 것도 귀찮고 짜증이나서 몇몇 프로그램들이 그러한 작업의 내용들을 자동으로 체크할 수 있는 방법도 만들고 그러던게 기억이 난다. OCR카드 처럼 생긴 것에 15분 단위로 내가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체크할 수 있는 플래시 기반의 툴도 있었는데 꽤 유용했지만,
결국 내가 무슨 일을 했다고 적는 것은 -내가 얼마나 열심히 일했나- 이것 보다는,
그동안 내가 의사결정을 하면서 실수한 것은 없었는가 바라보는게 더 의미있는 일일 것이다.
전무의 생활은 잘 모르겠지만, 아마도 그는 하루에 몇십건에 이르는 결재를 해주면 문제가 생기는 것이 두려워 그런 일들을 해두었을 것이다.
나도 하루에 해야 할일들을 적어보니 대강 50개에 육박하는 리스트들이 쏟아져 나왔다. 어떠한 일들은 매우 중요하고 어떠한 일들은 꼭 안해도 되는 것이지만,
다들 경중을 가릴 것 없이 나에게 있어 욕심이 되는 일들이다. 문제는 이것들을 효율적으로 조절하면 그나마 잘 되지만,
하루에 잘해야 10개의 일을 해결하고 다른 부수의 일들이 더 생겨버리는 하루하루를 살다보니 이제 이걸 매일 적어놓는 것도 어느정도 귀찮아진 일과가 되어버렸다.
말하자면 적는다고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었다는 말씀.
이제부터는 이렇게 리스팅하는 문제 보다는 리스팅하고 해결안을 생각하는데 더 중점을 두어야 할 것 같다.
이제 또하나의 셀프 프로젝트. 스스로 워킹 프로그램을 만들어 보기가 런칭이 되는 것인가...
Posted by up42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