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투트가르트에 있으면서 최고의 호사는 아마도 호텔이었던 것 같습니다. 너무나도 저렴한 가격에 - 물론 행사 가격이긴 했지만- 2명이 머물면서 사우나와 뽀지게 차려진 아침식사를 다시 할 수 없다는 사실에 마음이 안타깝기 까지 하더군요. 호텔위치는 아래 지도를 참고하세요.
일전에 이야기 했듯이 교수님이 워낙에 바지런한 분이시라, 스케줄에 늦지 않도록 짐도 바리바리 싸 놓고, 체크아웃 해서 정산도 끝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또 사고를 치고 마는 군요. 걸어서 스투트가르트 역까지 가면서 뭔가 빠진게 없나 다시 한번 보는데, 아뿔싸.... 제 배낭을 두고 온 것이었습니다! 걷기만 15분을 했는데 그 동안 전혀 기억해 내지 못하다니!
기차시간은 15분이 남았습니다. 어떻게든 뛰어서 가더라도 되긴 될 것 같은데, 여행이라는게 또 모르는 변수가 많은 지라. 얼른 트랙에 교수님을 모셔드리고 부랴부랴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가장 좋은 방법은 택시를 타는 것! 바로 택시로 뛰어가 스투트가르트의 르 메리디앙 호텔로 가자고 했습니다.
교통 체증이 있을 시간이라 차는 약간을 돌아 좀더 빠른 길을 택해 온 것 같더군요. 어쨌든 도착해서 자초지종을 카운터에 설명하니 카드키를 내줍니다. 방에 가보니 다행이도 배낭이 그대로 있습니다. 가방을 매고 다시 뛰어 나와 보니 방금 도착한 다른 택시가 이제 막 나가려고 하던 찰라.
택시를 막아서고 미안하지만 지금 스투트가르트 메인 역에 갈 수 있냐고 하니 뚱뚱한 운전사 아저씨는 슈어 라고 해주었습니다. 번개같이 달려 역에 도착하니 기차 도착 3분 전. 또 달리고 달려 플랫폼까지 가니 상기된 교수님 얼굴이 멀리서도 보이더군요. 제가 플랫폼에 도착함과 동시에 DB ICE가 미끄러지듯 들어옵니다. 다행히 이번 칸은 1번칸. 저번처럼 어디서 타야되는지 몰라서 헤메지 않아도 되더군요.
한참을 욕을 얻어먹으면서 기차에 올랐습니다. 짐을 줄여라. 뭐가 이렇게 많냐. 하나로 만들어라. 네네. 다 맞는 이야기입니다. 늘 가방갯수를 세어두는데 오늘 아침엔 뭐가 그리 급한지 잊어버리고 말았습니다. 끌끌.
![]() |
| From German trip 2009_1 |
독일 기차에서 가장 좋은 것이라고 느낀 것은 내가 가는 행선지가 좌석위에 나타난 다는 점입니다. 자리를 미리 예약한 경우 이런 특권이 있습니다. 대신 가격이 비싸긴 하지요. 약 2유로 정도 더 줘야 합니다. 동시에 제가 앉는 자리가 맞다는 하나의 확인 서류 같기도 하구요. 기차에 오르고 나니 1번칸의 어드벤티지, 조종칸을 볼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카메라를 꺼내 찰칵 찰칵.
![]() |
| From German trip 2009_1 |
특실은 아니지만, 특실같은 쾌적함이 있어서 좋더군요. 사람도 별로 없고. 다만 한 여자분이 전화를 하는데 매우 거슬리게 시끄러웠습니다. 그다지 웃고 떠드는 분위기는 아니었으나, 뭐랄까 서양인들에게서 몸에 밴 체질적 친절함이 없더군요. 그때 독일인 친구가 일전에 한 말이 떠올랐습니다. 기차 내에서는 대체로 조용히 이야기 하지만, 전화통화를 할때는 약간 목소리가 높아지는게 독일인의 특성이라고 말이죠. 사실 그런거야 한국도 마찬가지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흥미로운 이야기는 통화할때는 다들 그냥 참는다는 겁니다. 왜 그런가 나중에 알았는데, 대체로 유럽이나 미국 사람들은 가급적이면 통화를 길게 하지 않습니다. 간단한 대답만 하고 끊는 거죠. 독일도 그런지 모르겠지만, 한번도 길게 통화하는 사람을 본적이 없습니다. 정말 무정할 정도로 말을 내뱉고는 끊습니다. 이메일도 두세줄 안넘기죠. -물론 그래도 인사할거 다 하고, 상대방 기분 안상하게 하는데는 일가견이 있습니다.- 아마도 문화적 차이가 아닌가 싶습니다.
이 여자분은 통화를 길게 하는 것은 아닌데, 짧게 여기 저기 자주 합니다. 분위기를 보아하는 비즈니스때문인거 같아요. 영어도 했다 독어도 했다 왔다 갔다 하더군요. 영어로 대화할때는 어떤 서류 가방이 제대로 도착하지 않은 모양인지 어디로 가져다 달라 등등의 이야기가 간혹 들렸습니다. 한 20여분이 넘는 통화 끝에 잠잠해지더군요.
ICE의 멋진 점 중의 하나는 바로 전 좌석에 꽂을 수 있는 전원 아웃렛이 있다는 것! 돼지코가 모든 좌석에 있기 때문에 노트북을 쓸 사람들은 편안히 작업을 할 수 있습니다. 얼마나 좋은가요. 최근 KTX2 역시 이런 편의를 제공할 것이라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스투트가르트의 행복한 여정을 뒤로하고, 퀠른을 향해 달렸습니다.
Posted by up42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