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개발자로 취직하기

모기불씨의 글을 보니, 알아서 공부해라 뭘 그런걸 다 알려줘 라고 하거나 '검증할 것이 없으니 학력으로 승부하라' 라는 말때문에 꽤 인기 있는 포스트가 된 모양이다.

나는 이른바 내 경험을 남들이 알아 듣도록 만들어서 남에게 전달해 주고 받은 돈으로 먹고 사는 직업을 가지고 있다. 지금은 어쩌다 이런 일을 하고 있지만, 사실 10여년 전만 해도 내가 그런 일을 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 남들 앞에 서는 일을 하다보면, 어떻게 그 자리에 오게 되었는지 질문을 받는 경우가 종종 있다. 남들보다 앞에 서있는 자리처럼 보이긴 하지만, 이 자리도 그다지 성공이라고 볼 수 있는 자리가 아니다. 그들이 나에게 묻는 이유는 적어도 그들이 불확실한 현재에서 벗어나, 미래의 프로페셔널한 자리를 미리 투영해 볼 수 있기 때문일 것이리라.

아쉽게도 나 역시 디자이너로 성공하고 싶다면 공부를 열심히 하라는 조언밖에 할 수 없다. 다행히 게임과는 달라서 이렇게 길을 가면 적어도 이정도는 한다고 할 수는 있지만, 내가 몸담고 있는 카이스트의 학생들은 기본적으로 자신의 자질을 바탕으로 어느정도 성실함을 가지고 성공적인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진 사람들이다. 그러나 내가 가르치는 홍대는 그렇지 않다. 현실적으로 이야기 한다면, 그들이 어떠한 자질을 가지고 있는지 보다 어떠한 꿈을 가지고 이 학교를 택했는지 물어보는 것이 더 마음이 편하다.

나는 대학교를 다니다 말고 취직을 했다. 대학교 2학년. 할줄 아는 건 쥐뿔도 없었다. 그리고 3년을 회사에 있었고, 프로의 길을 접고 보니 내가 할 줄 아는 것이 상당히 많았다.....고 착각했다.엄격히 말해 고졸의 신분이었던 나는 어느 정도 일이 궤도에 오르자 내 밑에서 일을 해줄만한 사람들을 찾아보기 시작했다. 면접은 모르겠지만 이력서는 아마 줄잡아 3-400통은 본것 같다.그러다 보니 정말 말 그대로 듣보잡 대학이 우리나라에 얼마나 많은지

참 여러종류의 사람들이 이력서를 '던진다' 될지 안될지도 모르면서 작은 가능성에 이렇게 노력해주는 사람이 많은가 하며 감격했던 적이 있다. 아마 초기였을 것이다. 내가 면접관을 지내면서 내가 자기 소개서쓰면 100배 잘쓰겠다고 생각하게 될때쯤 회사를 그만 두었다. 그러니, 내 눈은 높아질대로 높아지고, 내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디자이너상은 하나의 완성을 이루었다.

그런데 강의를 하러 와서 막상 학생들을 보니 만감이 교차한다. 나는 매 수업 첫 시간에 학생들에게 자신이 앞으로 되고 싶은 것을 쓰라고 하고, 자기 소개를 간단히 하라는 과제를 내어준다. 이들을 보면 거의 대부분 유명한 디자이너는 잘 아는데, 어떻게 하면 그렇게 될 것인지 쓰는 사람은 거의 없다. 100명 중이면 1명정도가 그렇게 쓴다. 자신을 소탈하고 정직하게 쓰는 사람 역시 거의 없다. 다행히 자신의 가정사를 쓰는 사람은 없지만, 디자인과에 들어온것이 하나의 운명인 것 처럼 포장하는 학생들이 너무 많다.

야들아 나도 디자인과 나왔다. 나도 학교 쓸때 무슨 생각으로 썼는지 다 겪어본 사람이다. 아마 고등학교때 자신이 디자이너가 되리라 생각한 사람은 합격한 사람의 반도 안될 것이다. 성적과 모종의 입학 전술로 선택하는 것이 디자인과이기도 하니까. 이게 과거이야기라고? 아닐 꺼다. 만약 여러분들이 공부를 잘했다면 나를 만나지 않았을 것이다. 그거 알고 있다.

일단 디자인과에 오면 많은 선택지가 주어진다. 아쉽게도 많은 학생들이 가고 싶어하는 패션디자인은 그 문이 매우 좁다. 그다음으로 좋아하는 자동차등 제품 디자인. 컴퓨터 그래픽스? 아마도 맨 나중에 선택하게 되는 것이 그나마 만만해 보이는 편집디자인이 아닐까.

어느 전공을 막론하고 공부잘하는 사람을 선호한다는 것을 알아주기 바란다. 자신의 포트폴리오가 특출나게 뛰어나다고 한다면 창업할 마음이 왜 없겠는가? 다들 누군가의 밑에서 일을 한다. 성적은 좋은 과목이건 싫은 과목이건 간에 그 사람이 성실하게 정해진 기간동안 교수 밑에서 교수가 지도하는 대로, 혹은 교수가 정한 성적의 가이드라인 안에서 최선을 다한 사람이라는 것을 방증한다. 실제로 그 배운 것이 궁금하지 않다. 왜냐고? 어차피 회사가면 다 새로 배우니까.

기초에 더욱 투자를 많이 하기 바란다. 디자인의 기초이며 원류라고 부르는 일에 더 투자하기 바란다. 왜냐하면 기본은 닦기 어렵고, 디자인 과 오는 학생들 맘이야 다 거기서 거기다. 앞으로 새로운 매체가 등장할때마다 그 스킬을 새로 배울꺼라고 생각하나? 그저 단단한 기초위에 다양한 스킬을 올릴 수 있는 기본을 닦아 주기 바란다.

이렇게 조언하면 대부분의 대답은 엉뚱하게도, 그런거 말고 보다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전략을 이야기 하라고 한다.

거지가 부자가 될 수 없다. 적어도 밑천이 있어야 투자를 하지. 전술로 대학교 입학 한 것처럼 회사도 입학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착각한다. 그들만의 유쾌한 착각인지, 아니면 심각한 사회문제인지 잘 모르겠다. 한가지 더 쓴다면,

Posted by up4201

2008/09/20 14:16 2008/09/20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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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만난지는 한 2년정도 전인거 같은데, 한 후배가 카이스트에 오고 싶다고 해서 만나기 시작했다. 
내가 가르쳐 줄 수 있는 것은 영어 공부를 열심히 하라는 조언 이외에 가끔 시험의 전형이 어떻게 바뀌는지 정도였다. 시간이 흘러서 정말 영어 성적을 받았는데, 그다지 인상적이지는 못한 점수였다. 내가 인상적이지 않다면 뭐... 합격과는 거리가 멀다는 방증이다. 

이 친구는 카이스트만 시험을 본게 아니었다. 서울대에도 내어보고 그런 모양인데, 어떻게 운이 닿았는지, 카이스트는 죄다 떨어졌지만, 서울대에 합격했다는 이야기를 나에게 전해 왔다. 

그동안 많은 조언은 못해주었지만, 그래도 나름 스스로 열심히 노력한 사람의 성공을 곁에서 본다는 느낌에 기분이 매우 좋았다. 

다만 이 친구가 겪었던 그간의 고생은 메모해 두고 넘어가야 할 듯 하다. 

이친구가 처음 영어 성적은 300점대였던 것 같다. (토익) 후에 700점대까지 make up하긴 했지만, 우선 성실함을 바탕으로 매일 6시간 정도의 공부를 하려는 끈기가 있었고, 진행해 왔다. 다만, 아쉬운 것은  자신이 정말 원하던 길이 아니라 간판이 되어버릴 것 같은 우려로, 자기 소개서를 쓰면서 자신의 미래를 그려보라고 여러번 충고하였으나, 결국 잘 와닿지 않았는지 잘 되지 않았다. 

그 친구의 합격. 물론 축하할 일이고 노력의 결실인데, 다른 사람에게 권장할 만한 롤모델은 아니다. 이점이 아쉽고, 부담스러운 일이다. 

Posted by up4201

2008/06/14 12:45 2008/06/14 1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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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강의 중에, 갑자기 인용 사진의 이름을 잊어버려서 역사적인 수학자 이름을 그냥 넘어가버렸다.
나도 당황했지만, 이 이후에 중요하지 않다고 하고 얼버무린게 두고두고 실수로 생각난다.
게다가 오늘따라 인터넷은 왜이리 접속이 안되는지, 자꾸 강의의 맥을 끊어 버려서 속으로 짜증이 많이 났다.

강의 자료 역시 급하게 준비한 탓인지 밀도가 없어 내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가 과연 주의깊게 전달 되었는지도 의문이다.
좋은 강의자료를 만드는게 너무 어렵다. 게다가 작년에 만든 것의 1/2가 날라가버렸더니, 매일 매일이 답답하다.

오늘 아침에 부랴부랴 정리해 나오니 얻은것 보다 잃은 것이 더 많다. 앞으로는 시간을 정말 잘 활용해서 밀도있는 프리젠테이션을 만들어야 겠다. 일단 한학기 계획을 먼저 완벽히 마무리 하는 것부터 필요할 듯하다.

아 오늘 강의는 자체 평가 50점.

미안해요 학생들.
다음주엔 으쌰!

Posted by up4201

2007/09/10 14:57 2007/09/10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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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 실수

그간의 강의 내용을 주루룩 훑어보니, 문제가 많다.

학생들이 각각의 UT와 세컨더리 리서치를 진행한건 그나마 괜찮은데,
태스크 분석 부분에 대한 가르침이 완전 엉망이었다.

학생들에게 메뉴를 통한 접근을 하도록 가르쳤는데,
본래의 태스크 분석 방법에 대해 보다 심층적으로 가르쳤어야 했다.

학생들이 혼란스러워 하는 건 당연하다.
오늘에서라도 각각의 메써드를 재 조율 해야 할 거 같다.

그리고 PPT제작에 부족한 각 프로세스의 설명을
다시 할 수 있도록 재 조율 해야 할 것이다.

바쁘다는 핑계로 중요 프로세스 이전의 세심한 관찰을 못한 것이 이렇게 힘들어 지다니.

자존심의 핑계를 댈 것이 아니라, 남의 것이라도 가져와 써야 하는 것을....
아 너무 힘들다.

Posted by up4201

2006/11/15 10:34 2006/11/15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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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틀렸을 수도 있다. 하지만, 증거들이 그렇다고 말하는 동안 나는 그것을 믿어야 한다. 신념이란 잘못된 것을 보고 잘못되었다고 말하고, 내가 그른 것이 밝혀지면 깨끗하게 인정하는 것이다. [나는 1류가 되고 싶었다. 나는 2류가 아니다. 나는 무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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