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투트가르트에 있으면서 최고의 호사는 아마도 호텔이었던 것 같습니다. 너무나도 저렴한 가격에 - 물론 행사 가격이긴 했지만- 2명이 머물면서 사우나와 뽀지게 차려진 아침식사를 다시 할 수 없다는 사실에 마음이 안타깝기 까지 하더군요. 호텔위치는 아래 지도를 참고하세요.

resize_image

http://maps.google.com/maps/mm?ie=UTF8&hl=ko&ll=48.783964,9.187875&spn=0.011523,0.032938&t=h&z=16&iwloc=A

일전에 이야기 했듯이 교수님이 워낙에 바지런한 분이시라, 스케줄에 늦지 않도록 짐도 바리바리 싸 놓고, 체크아웃 해서 정산도 끝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또 사고를 치고 마는 군요. 걸어서 스투트가르트 역까지 가면서 뭔가 빠진게 없나 다시 한번 보는데, 아뿔싸.... 제 배낭을 두고 온 것이었습니다! 걷기만 15분을 했는데 그 동안 전혀 기억해 내지 못하다니!

기차시간은 15분이 남았습니다. 어떻게든 뛰어서 가더라도 되긴 될 것 같은데, 여행이라는게 또 모르는 변수가 많은 지라. 얼른 트랙에 교수님을 모셔드리고 부랴부랴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가장 좋은 방법은 택시를 타는 것! 바로 택시로 뛰어가 스투트가르트의 르 메리디앙 호텔로 가자고 했습니다.

교통 체증이 있을 시간이라 차는 약간을 돌아 좀더 빠른 길을 택해 온 것 같더군요. 어쨌든 도착해서 자초지종을 카운터에 설명하니 카드키를 내줍니다. 방에 가보니 다행이도 배낭이 그대로 있습니다. 가방을 매고 다시 뛰어 나와 보니 방금 도착한 다른 택시가 이제 막 나가려고 하던 찰라.

택시를 막아서고 미안하지만 지금 스투트가르트 메인 역에 갈 수 있냐고 하니 뚱뚱한 운전사 아저씨는 슈어 라고 해주었습니다. 번개같이 달려 역에 도착하니 기차 도착 3분 전. 또 달리고 달려 플랫폼까지 가니 상기된 교수님 얼굴이 멀리서도 보이더군요. 제가 플랫폼에 도착함과 동시에 DB ICE가 미끄러지듯 들어옵니다. 다행히 이번 칸은 1번칸. 저번처럼 어디서 타야되는지 몰라서 헤메지 않아도 되더군요.

한참을 욕을 얻어먹으면서 기차에 올랐습니다. 짐을 줄여라. 뭐가 이렇게 많냐. 하나로 만들어라. 네네. 다 맞는 이야기입니다. 늘 가방갯수를 세어두는데 오늘 아침엔 뭐가 그리 급한지 잊어버리고 말았습니다. 끌끌.

From German trip 2009_1

독일 기차에서 가장 좋은 것이라고 느낀 것은 내가 가는 행선지가 좌석위에 나타난 다는 점입니다. 자리를 미리 예약한 경우 이런 특권이 있습니다. 대신 가격이 비싸긴 하지요. 약 2유로 정도 더 줘야 합니다. 동시에 제가 앉는 자리가 맞다는 하나의 확인 서류 같기도 하구요. 기차에 오르고 나니 1번칸의 어드벤티지, 조종칸을 볼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카메라를 꺼내 찰칵 찰칵.

From German trip 2009_1

특실은 아니지만, 특실같은 쾌적함이 있어서 좋더군요. 사람도 별로 없고. 다만 한 여자분이 전화를 하는데 매우 거슬리게 시끄러웠습니다. 그다지 웃고 떠드는 분위기는 아니었으나, 뭐랄까 서양인들에게서 몸에 밴 체질적 친절함이 없더군요. 그때 독일인 친구가 일전에 한 말이 떠올랐습니다. 기차 내에서는 대체로 조용히 이야기 하지만, 전화통화를 할때는 약간 목소리가 높아지는게 독일인의 특성이라고 말이죠. 사실 그런거야 한국도 마찬가지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흥미로운 이야기는 통화할때는 다들 그냥 참는다는 겁니다. 왜 그런가 나중에 알았는데, 대체로 유럽이나 미국 사람들은 가급적이면 통화를 길게 하지 않습니다. 간단한 대답만 하고 끊는 거죠. 독일도 그런지 모르겠지만, 한번도 길게 통화하는 사람을 본적이 없습니다. 정말 무정할 정도로 말을 내뱉고는 끊습니다. 이메일도 두세줄 안넘기죠. -물론 그래도 인사할거 다 하고, 상대방 기분 안상하게 하는데는 일가견이 있습니다.- 아마도 문화적 차이가 아닌가 싶습니다.

이 여자분은 통화를 길게 하는 것은 아닌데, 짧게 여기 저기 자주 합니다. 분위기를 보아하는 비즈니스때문인거 같아요. 영어도 했다 독어도 했다 왔다 갔다 하더군요. 영어로 대화할때는 어떤 서류 가방이 제대로 도착하지 않은 모양인지 어디로 가져다 달라 등등의 이야기가 간혹 들렸습니다. 한 20여분이 넘는 통화 끝에 잠잠해지더군요.

ICE의 멋진 점 중의 하나는 바로 전 좌석에 꽂을 수 있는 전원 아웃렛이 있다는 것! 돼지코가 모든 좌석에 있기 때문에 노트북을 쓸 사람들은 편안히 작업을 할 수 있습니다. 얼마나 좋은가요. 최근 KTX2 역시 이런 편의를 제공할 것이라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스투트가르트의 행복한 여정을 뒤로하고, 퀠른을 향해 달렸습니다.


Posted by up4201

2010/05/09 14:48 2010/05/09 14:48
, , ,
Response
No Trackback , No Comment
RSS :
http://www.up4201.com/blog/up4201/rss/response/193


크게 보기독일 여행을 다녀온 후 시간이 지나서 여행하면서 어떤 기분이 들었나 여러가지를 곱씹어 보면, 중요한 여행지에 대한 각별한 기분 순서로 여행이 성공적이었는지를 소팅 하게 된다. 이렇게 하다보면 여러가지 여행 목적에 따라 중요도가 착착착 정리되면서 '아 이여행의 목적은 이것이었다'라는 식으로 순수한 목적이 전도되어서 머릿속에 남는 경우가 있다. ^-^

이번 여행에서 디자인 분야로 가장 큰 수확을 꼽는다면 단연코 '메르세데스 벤츠 박물관'이라고 할 것이다.

메르세데스 벤츠 박물관으로 가는 길은 전철을 이용하면 Gottlieb-Daimer-Satdion에서 내려 표지판을 따라 걸어가는 면 된다. 중간 중간 큰 축구장들이 보였는데, Mercedes Benz Arena로 월드컵을 치른 경기장이라는 말을 들었다.
맞는지는 확인해 보지는 않았다. 큰 경기장 곁에 작은 축구장들이 따닥따닥 붙어있는데 과연 축구 인프라가 본받을 만 하구나 라는 생각을 했다.

From German trip 2009_1
메르세데스 벤츠 박물관은 2006년 개장했고, 2007년 입장객이 84만명을 넘은 것으로 알려져있다. 내가 가장 궁금 했던 것은 차량을 조립하는 광경을 볼 수 있는 것인가 했는데, 그것은 또 공장에 가야 볼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From German trip 2009_1
[##_1L|1016416431.jpg|width="358" height="367" alt="User image"|_##]메르세데스 벤츠 박물관은 특이한 모양으로 설계되어 있다. 하늘에서 보았을때 삼각형 모양인데, 아마도 벤츠의 엠블램을 그대로 형상화 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메르세데스 벤츠 박물관의 독특함은 여러 요소에서 찾아볼 수 있는데, 무엇보다도 먼저 전시물과 어우러지게 구성한 동선을 들 수 있다.
From German trip 2009_1
특이한 이 박물관의 동선은 중앙으로 들어가 엘리베이터를 타고 최고층으로 이동한 후, 삼각형 나선 모양으로 돌면서 내려온다는 점이다. 이 나선 모양을 따라 전시물들이 배열 되어 있으며, 시간 순서대로 정렬이 되어있다. 간혹 더미 모델이 나오는 곳이 있는데, 촬영이 허락되어 있다. 중간 중간 도슨트에 해당하는 아줌마 아저씨들이 관람객들을 가이드 해준다.

두번째는 관람시, 관람객을 배려하려고 노력한 흔적이 엿보인다는 점이다. 벤츠박물관은 독일 지역의 수입원일 뿐 만 아니라 세계적인 관광지로 만들려는 노력이 여기 저기 묻어있다. 기본적으로 영어를 중심으로 한 사인들은 기본이고, 다른 나라의 언어로 선택해서 번역해주는 번역기를 들고 이동하면 RFID를 읽어 설명 콘텐츠를 제공해준다. 물론 한국어는 포함되어 있지는 않지만, 영어를 조금 아는 사람이라면 충분히 읽고 느낄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그러나 정말 외국인을 배려한 것은 단순히 사인의 문제가 아닌, 정보 없이도 잘 다닐 수 있도록 만든 구성에 있다. 관람자가 좌측이나 우측으로 이동해야 하는 상황에서 어느쪽을 선택해도 문제가 되지 않도록 구성한 동선과, 시선 방향이 절묘하게 위치한 주요 사인들은 이러한 배열과 디자인이 그냥 이루어진 것이 아님을 알 수 있게 한다. 당연히 여행을 마친 사람들이 찾게 될 식당과 까페 코너가 퇴장 후에 우리를 반긴다. 이 역시도 따라 나가다 보면, 벤츠 기념품 파는 곳과 벤츠 쇼룸으로 연결되는데 정말 벤츠를 사고 싶게 만든다. - 글을 쓰고 보니 관람객을 배려하는 것인지 관람객이 고객으로 바뀌길 원하는 것인지 모호해진다! - 어쨌든 전시장을 다녀오면 피곤함이 증가되기 마련인데, 벤츠박물관은 이러한 피로가 적어지길 바라는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
관람이 끝난 후 아래층으로 한층 더 내려가면 벤츠 박물관의 기념품을 판매하는 곳과 벤츠 자동차를 직접타보고 경험해 볼 수 있는 쇼룸이 갖춰져 있다. 한국에 비해 저렴한(?) 가격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여전히 만만한 가격은 아니다. 새삼 세계 최고의 자동차 메이커 이면서 동시에 럭셔리 브랜드라는 사실을 다시 자각하게 된다. 관람했던 날이 토요일이어서 그런지, 쇼룸은 완전 개방되어 있었다. 이말인 즉슨, 모두 타볼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나는 우리나라에 들어오지 않는 가장 작은 클래스부터 E클래스까지 하나하나 음미하면서 모두 다 타보았다. 아쉽게도 S클래스는 없었다.
그날이 쉬는 날이라 S클래스를 만질 수 있는 곳이 열지 않았던가 아니면, 아마도 고위 공직자나 고소득층등 사회적 지위를 더 가치있게 다루는 라인이다 보니 대중적으로 만지도록 허락되지는 않은 모양이다. 후자가 맞지 않겠나 싶다.

내가 관심을 가졌던 차는 E시리즈인데, 한국에서 얼마전 론칭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꼭 S클래스가 아니더라도, E클래스는 대중적으로 즐길 수 있는 벤츠라는 이미지가 아닌가 생각한다. 직접 시동을 켜고 달려보지 않았지만, 이상하게도 제네시스 보다 마감이 훌륭하다는 느낌은 못 받았다. 한국차가 얼마나 대단해졌는지 비교해서 느낄 수 있을 정도다. 뒷 좌석에 베이비 시트를 쉽게 끼우고 뽑을 수 있도록 배려한 설계가 와닿았다. 역시 패밀리카로 포지셔닝 되어있는 모양이다. 나중에 알았는데, E클래스는 달릴때 그 가치를 인정받는단다. 정말 사고 싶어서 마음속 장바구니에 집어 넣었다. 물론 가진 돈은 차량 가격의 1ppm도 안되지만, 내 사회적 지위가 저 차량을 타야 할 정도로 성장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덧붙여 이 사회가 얼마나 노블 클라스라는 가치에 유연하게 변화했는지도 느낄 수 있었다. 언터처블이었던 세계에서 이제는, 어느 분야에서 노력을 해서 성공하면 얻을 수 있는 가치로 변화하지 않았는가. 아. 그래 벤츠를 탄다고 해서 노블 클라스는 아니다. 하지만 그들이 향유하고 있던 것이 관념상의 베리어 이상 무엇이 있던가? 그저 그들과 유사한 문화와 물질을 소유하면 그게 노블 클라스와 다른 것이 무엇이던가.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인류가 만들어낸 마스터피스라는 아우라에 감히 범접하기 힘든 영역에 들어간다는 것이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 잠시 생각했다.

Posted by up4201

2010/01/07 14:35 2010/01/07 14:35
Response
No Trackback , No Comment
RSS :
http://www.up4201.com/blog/up4201/rss/response/186

스투트가르트에 도착해서 형근이를 만났다.

크게 보기
3년전이나 다름 없이 건강한 모습의 형근이는 우리 숙소가 어디인지 물었다.
숙소가 적힌 주소를 보여주자, 지도가 필요하다면서 자신이 가지고 있던 아이폰으로 검색했다.
왠지 형근이가 3년전 학부 졸업할때 만들던 미래 시나리오 같아서 약간 웃었다.
스투트가르트 중앙역은 기차역과 지하철 역등이 모두 복합적으로 얽힌 역이다. 길이 다소 복잡해서 나오는 동안 약간 곤혹스러웠다. 특히 노숙자, 무섭게 피어싱을 한 아이들, 특히 머리를 가운데만 남기고 모두 잘라낸 아이들이 아무렇게나 앉아 맥주를 마시는 광경을 보고, 어디나 역은 다 마찬가지인가 라는 생각이 들었다.
숙소로 정한 르 메르디앙 호텔은 매우 깨끗하고 컸다. 직원들도 매우 잘 훈련이 되어있었다. 디스카운트를 받아서 운이 좋게 간 호텔이라서 그런지 더욱 더 만족 스러웠다. 직원들의 영어는 물론이거니와 깨끗하게 정돈된 방,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사우나와 수영장이 매력적이었다.
아침식사는 매우 잘 준비된 다양한 지방의 독일식을 준비해두었다. 다양한 두께와 강도의 치즈와 빵들, 햄과 소시지, 계절 과일등 없는게 없었다.
스투트가르트는 뮌헨과는 달리 소도시의 분위기를 가지고 있다. 다소 조용한 도시 같아 보이지만, 사실 벤츠 본사가 가까이에 있기 때문에, 도시 자체는 매우 발전된 곳이라고 생각할 수있다. 조금 걷다가 느꼈지만, 이 도시는 구석구석 매우 정갈하게 발전되어있어, 조금만 어두운 골목으로 들어서면 불안해 지는 이탈리아와는 달랐다.
From German trip 2009_1
지중해 같은 태양색때문인지 더욱더 그런 느낌이 들었다.
From German trip 2009_1
형근이와 함께 저녁을 먹으러 간곳은 츔 파울라너 식당. 바바리안 푸드를 먹을 수 있다고 해서, 점심식사때 먹은 바바리안 푸드를 잊기도 전에 또 같은 것을 먹으려니 다소 아쉬운감은 있었지만, 음식 자체는 맛있었다.
From German trip 2009_1
From German trip 2009_1
점심과 마찬가지로, 포크 너클을 시키고,
From German trip 2009_1
필스 맥주에 흰 소세지를 시켜 먹었다. 흰소세지는 매우 부드럽고, 달콤했다. 특히나 양념처럼 나온 허니머스터드는 식욕을 돋구는데 매우 도움을 주었다.
이곳에서 느낀 것은 양배추요리가 특이하다는 것. 약간 시게 만들어서 쪄낸 요리인데, 고기로 입안에 기름기가 넘친다 싶을때 한번씩 먹어주면, refresh가 되었다.
From German trip 2009_1
먹으면서 시계를 보니 벌써 10시 그러나 밖은 아직도 환하다.

Posted by up4201

2009/07/17 12:30 2009/07/17 12:30
Response
No Trackback , No Comment
RSS :
http://www.up4201.com/blog/up4201/rss/response/182

뮌헨에서 짧은 관광후, 중앙역으로 돌아왔다. 기차시간은 좀 남았지만, 교수님 허리도 아픈것 같고해서 빨리 돌아가고 싶었다. 아니나 다를까, 기차시간을 걱정한 교수님은 택시를 타고 돌아가자고 했다. 택시타고 약 5분 정도 달려 다시 역으로 돌아왔다. 라커에서 짐을 찾았다.
독일에서 편리하다고 느낀 것은, 역마다 라커시스템이 잘 되어있다는 점이다. 우리나라 서울역이나 중요한 역도 라커가 있지만, 이곳은 라커의 공간이 정말 정말 컸다. 동전을 바꾸어 주는 곳도 바로 옆에 있어서 활용이 편리하게 여겨졌다.
호텔에서 짐을 찾아와, 기차를 타는 곳으로 들어섰다. 한국과 독일의 기차 시스템은 약간 다른데, 큰 차이점이라면 굳이 티켓을 가지고 있지 않다 하더라도 플랫폼으로 들어갈 수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플랫폼 구성이 단순해서, 사인만 잘 따라가면 원하는 기차를 탈 수있다는 점이다.
문제는 이 사인만 잘 따라가기가 다소 어럽다는 점이다. 말하자면, 한국과는 달리 문자 중심으로 정보를 전달하는 독일은, 문자를 제대로 읽지 못하는 외국인의 경우 어려움을 많이 느낄 수 밖에 업는 구조라는 것.
우리나라에선 플랫폼으로 들어서는 곳에 게이트 하나, 그리고 정보를 표시하는 판 하나 이렇게 되어있기 때문에 전체적인 이해가 가능하다. 가령 어떤 정보를 보는데 어려움 없이 대충 짐작한데로 움직여도 된다는 말씀. 그러나 독일은 게이트 자체가 없고, 역에 들어서면 바로 플랫폼이기 때문에, 내 열차가 어느 열차인지 정보를 얻기 위해서는 전광판이라는 전광판에는 모두 신경을 기울이고 있어야 한다.
모든 정보를 한번에 보여주는 정보판을 찾기도 어렵지만, 찾았다 하더라도, 내 열차가 어디에 있는지 알려면, 시간을 대조해 보는 수 밖에는 없다. 힌트가 적은 셈이다.
어쨌든 플랫폼에 가보니 우리가 타야할 열차가 대기되어 있었다. 시작은 뮌헨에서 하는 건 알겠는데, 이넘이 스투트가르트에서 정차를 하는지 안하는지는 알 수가 없다. 물론 서울 사람들도 하행, 상행, 부산쪽, 광주쪽, 강원쪽 이렇게 다들 다르다는 것을 열차를 몇번 타봐야 알듯이, 이쪽은 훨씬더 복잡하면 복잡했지 쉽지 않기 때문에, 내가 미리 뽑은 표에 나온 정보로 열심히 추리해보는 수 밖에 없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독일에서의 열차표는 자리를 지정하지 않으면 보통 언제든 열차를 바꿔 탈 수 있는 구조이고, 하루동안 유효하다. 이점은 매우 편리하다. 게다가 모든 자판기에서 열차 시간표를 프린트 아웃 할 수 있다.
어쨌든 길게 늘어선 IC앞에 서서 어디에 타야 하는지 한참을 추리한 끝에, 이부분이 1등칸이고, 우리가 타야 할 곳은 1등칸에서 약 15번 객차만큼 떨어진 곳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 사이에 무수히 내리고 오르면서 짐을 들고 훈련아닌 훈련을 해댔다.
겨우 차에 오르고 나니, 좌석마다 예약 여부가 표시되어있고, 어디까지 가는지가 나타나 있을 것이라는 용기의 말이 생각났다. 용기 말대로 그점을 명심하면서 따라가니, 어렵지 않게 내가 타야 할 자리가 맞다는 것을 확신할 수 있었다.
자리에 올라 짐을 정리하자 바로 열차가 출발한다.
다행이다.
교수님의 특징중 하나는 발차 시간 30분 전에는 역에 가 있어야 심리가 안정되는 분이라는 점이다. 그것이 괜히 생긴 조바심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만약 여유있게 역에 도착해서 자리를 찾아보지 않았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하는 생각에 등어리가 사늘하게 식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표를 검침하는 사람이 와서 바코드 인식기로 내가 한국에서 출력한 표를 스캔하고 크래딧 카드로 정산하였다. 과연 과거에 인터넷이 발전하지 않았을때 어떻게 검침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나중에 아내가 이야기 해주었지만, 독일은 철저히 개개인의 양심에 맡기는 시스템을 따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에야 이러한 개인적인 준법정신이 디지털로 확인되는 시기였지만, 그전에는 그냥 사람들이 하도록 내버려 두었다고 생각하니, 시스템 차원에서 본 다면 분명 수익이 많이 늘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차창은 금방 독일의 시골 풍경들을 보여주었다. 파아란 하늘과 넓게 펼처진 풍광들은 유럽의 자연이 어떤지 보여주고 있었다. 이렇게 아름다운 나라에서 그토록 비참한 전쟁을 일으켰다는 사실이 믿겨지지 않았다.
달마이어에서 산 치즈를 꺼내서, 복도로 통하는 문을 닫은 다음, 둘만 앉은 공간을 만끽하며 와인과 치즈를 맛보았다. 역시 냄새가 지독할 수록 맛있는 것이 치즈다. 메주도 그렇지만 말이다.
From German trip 2009_1
From German trip 2009_1
From German trip 2009_1

Posted by up4201

2009/07/15 12:58 2009/07/15 12:58
, , ,
Response
No Trackback , a comment
RSS :
http://www.up4201.com/blog/up4201/rss/response/181

From German trip 2009_1



크게 보기
트램을 타면 몇 정거장 만에 도착할 수 있다. 구글 맵을 이용하면 트램에 대한 자세한 설명과 노선이 나오므로 쉽게 찾아 갈 수 있다.
이곳은 마치 잘 만들어진 식료품 상점 같은데 퀄리티가 무척 높다. 커피도 엄청나게 신선하고 많은 사람들이 오고 간다. 마침 이쪽 거리가 주말이라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이 오가고 있었다.
 

From German trip 2009_1

이 안에 들어서면, 한국의 이마트 식료품관 처럼 수없이 많은 종류의 식료품을 파는데, 대체로 1차 가공한 식품들이라고 할까, 마리네이드된 여러 정류의 과일들, 케잌, 커피원두, 비누, 생선 절임, 치즈, 횟감 등등 생각할 수 있는 모든 종류의 독일 음식들을 판매하는 곳 같았다. 기분이 매우 좋아졌다. 마치 시장 같고 활력이 넘쳤으며, 상품들은 윤기가 흘렀다.

From German trip 2009_1

From German trip 2009_1

이동하는 동안 간단히 먹을 치즈를 골랐다.
치즈 고르기가 쉽지 않아.서....- 다들 너무 먹음직 스러웠다.- 한국에서 팔지 않을 법한 지독한 냄새의 치즈를 사자고 교수님과 동의, 판매원에게 스파클링 와인과 잘 어울릴 구릿한 치즈를 소개해달라고 하여 한조각 샀다. 포장지로 쌌는데도 불구하고 엄청난 발냄새가!!
 
기차로 이동하는 동안 너무나도 맛있게 먹었다. 역시 치즈는 구린내 나는 걸 사야 한다. 치즈의 맛과 냄새는 반비례한다...
 

푸른 곰팡이를 넣은 치즈였는데, 나중에 치즈를 공부하면 더 맛있는 치즈를 고를 수 있지 않을까 한다.

Posted by up4201

2009/07/11 14:03 2009/07/11 14:03
, ,
Response
No Trackback , No Comment
RSS :
http://www.up4201.com/blog/up4201/rss/response/180

중앙역에서 저쪽으로 2킬로미터 정도 올라가면 아우구스티나켈러라는 곳이 나온다.



크게 보기
From German trip 2009_1

전통적인 바바리안 푸드를 판매하는 곳이다. 가격은 약간 비싸지만, 도심 한 중간에 숲이 우거진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로 넓은 정원과 엄청난 수의 테이블, 그리고 낮인데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모여서 맥주를 마시고 돼지 뒷다리를 뜯고 있었다. 이곳에서는 흰쏘세지와 맥주를 마셔야 한다고 하던데, 다른 것도 맛이 좋다.


From German trip 2009_1

테이블의 그림. 우리나라에서 같은 것을 보았다면 그닥 주의깊게 보지 않았을 것을, 여기 와서 보니 왠지 더 자세하게 보게 된다. 교수님이 찍으셨다. 오른쪽 컵받침으로 크기를 대충 추정해 보면 1750-2000정도 되는 사이즈. 알고 보니 이렇게 맥주를 서빙하는 것은 독일 남서부 지방 - 뮌헨 부분만 그렇게 한다고...


돼지고기는 안은 수육처럼 부드럽고, 바깥은 크리스피하게 바삭하다. 한국인들의 입맛에도 잘 맞을 듯 하다. 맥주가 다소 달콤한 편이며 부드럽다. 한국처럼 2000CC정도 되는 잔에 가득 맥주가 나온다. 물론 작은 것도 시킬 수 있다. 이야기 하면서 먹다보면 2000정도는 그냥 다 먹을 정도.


독일에 온지 2일째라 이들의 행동이나, 식사 매너등을 관찰하며 먹는 데 그만이었다. 서빙보시는 분들이 남자 여자 모두 가죽으로 된 허리띠를 매고 있는데 허리띠에는 주문을 받아 적는 수첩과 펜이 매달려 있다. 남자들은 가죽바지를 입고, 전통의상을 입었다.


화장실이 좀 깨는데, 깨끗하지는 않고, 양철로 처리된 벽에 직접 방뇨하는 방식이라 좀 놀랍다. 하긴 맥주를 마시면 오줌이 마려울 꺼구, 이곳 테이블 숫자를 보았을때 전형적인 현대식 화장실로는 도저히 감당이 안될 거라는 생각이 들긴 했다.


From German trip 2009_1

사진 왼쪽은 브로이 마스터가 서서 맥주를 따라 주는 곳이다. 한 드럼을 다 마시면 새로 통을 굴러서 오는데, 요즘은 기계 리프트로 들어 올리는 모양이다. 그 광경을 직접 볼 수 있었다. 오른쪽은 돼지 다리를 굽는 곳이다. 이런 식으로 정원 내 여러개의 전문 요리 주방이 따로 분포 되어있고, 오른쪽의 가죽 바지 입은 아저씨가 주문을 받아, 곳곳으로 메뉴를 전달해 준다.


독일 식당에서 느끼는 것지만, 식당에서 주문 받는 한 사람이 한 테이블을 맡으면 계속 그 테이블을 맡아서 책임 지는 식의 시스템인것 같다. 그래서 그런지 다른 종업원에게 계산을 부탁하기가 조금 어렵게 되어있는 듯 하다.

어쨌건, 종업원은 쉴새 없이 돌아다니면서 손님들의 눈을 맞추는데,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우리의 주문을 받으러 온다.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종업원이 하나의 전문직으로써 대우를 받는다는 느낌이 크다. 그래서인지 전산화 된 시스템도 사람을 부르거나 하는 초인종이 따로 없고 사람을 불러서 '~을 해달라'고 이야기 하면 거의 모든 것이 처리된다. 일단 주문부터 받고 보는 서비스가 아니다 보니, 손님입장에서는 다소 답답해 보일 수 도 있지만, 식사를 끝내고 나가는 동안 실수 없이 잘 주문을 받았다는 느낌이 든다.


From German trip 2009_1

아마도, 외식의 개념차이가 아닌가 하는데,대체적으로 독일의 식당에서 거의 내 주문대로 요리가 나오도록 인터페이스가 잘 발달되어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할까. 한국에서는 요리에 이것 저것 손님이 추가 주문을 할 여지가 별로 없지만, 이곳에서는 어느 곳이든 대체로 내가 필요한 추가 주문이 가능하다. 가령 마늘은 빼주시고, 살짝만 익혀달라 라는 식으로 ...물론 그렇지 않은 식당도 경험해 보았지만. -_-;;;


Posted by up4201

2009/07/10 15:17 2009/07/10 15:17
, ,
Response
No Trackback , No Comment
RSS :
http://www.up4201.com/blog/up4201/rss/response/179

From German trip 2009_1

뮌헨 중앙역에서 처음 본 특이한 광경은, 주차에 대한 엄격한 관리다.


벤츠 승용차가 주차 시간을 넘겨 견인되고 있다. 견인 차량도 특이한데, 차량이 파손되지 않도록 신경쓴 장비들이 곳곳에 보인다.


다음날 만난 한 뮌헨 사람에 의하면, 독일에서의 가장 큰 문제가 주차란다. 그도 그럴 것이, 오래 전에 지은 건물에는 공터가 적게 딸려 있기 때문에 주차를 하는게 시에서 지정된 곳에만 하도록 되어있다고 한다.


특이하다고 느낀 것은 이 나라가 IT에 대한 활용, 접근이 우리나라와 다른 방식이라는 점인데,

기존에 양심에 맡기도록 한 것들을 IT기술의 발달로 엄격하게 적용하게 된 것들을 들 수 있다. 반복해서 이야기 하겠지만, 그전에는 주차시간을 1시간으로 정합니다. 그 사이에 알아서 빼세요 라는게 독일의 룰이었다면, 철저하게 그걸 주차하는 사람 양심에 맡겨둔다는 것이다. 요즘은 이걸 디지털 카운터로 모두 엄격하게 준수하고 있다.


도시 곳곳에 번호가 씌여진 전광판이 있는데, 주차 가능 대수를 알려주는 전광판이다. 길을 다니면서 가까운 주차장에 몇대의 차를 댈 수 있는지 알려주는 정보를 여기저기서 볼 수 있으니, 엄격한 법률과 함께 대안을 내어 놓는다는 인상을 받았다.



그건 그렇고, 저걸 운영하는데 들어가는 비용은 어디에서 나올까? 비싼 주차비에서 나오는 것은 당연할 것이다.


크게 보기

Posted by up4201

2009/07/10 15:04 2009/07/10 15:04
, ,
Response
No Trackback , No Comment
RSS :
http://www.up4201.com/blog/up4201/rss/response/178

From German trip 2009_1

도착후 뮌헨의 이미지는 매우 깔끔하다였다. 멀리 Sixt가 보인다.
뮌헨 공항은 흰색으로 다소 복잡한 듯 설계되어있지만, 항공사별로 권역을 구분한 듯 한 모습이었다.
뮌헨 공항의 루프트한자는 국제선이 주로 연결되어 있어서 프랑크푸르트와 함께 물류를 소화하는 모양이다.

독일에 도착해서 가장 많이 눈에 띈 차들은 Benz. 생각보다 벤츠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크게 보기

Posted by up4201

2009/07/08 09:52 2009/07/08 09:52
, ,
Response
No Trackback , No Comment
RSS :
http://www.up4201.com/blog/up4201/rss/response/177

2005년의 10월 중순. 칭화대 근처의 그 카페는 감명이 깊었다. 
아직은 개발되지 않은 그 중국의 풍취에 가뜩이나 힘들어 하고 있었고, 진화된 문명과 도시를 무척 그리워 할때쯤. 동잉은 이곳으로 인도해 주었다. 동잉의 친구들 덕택에 동잉 스럽지 않은 곳으로 갈 수 있었다. 


흡사 민들레 영토를 상기 시키는 이곳 분위기는 제대로 카페의 그것을 뿜어내고 있었다.어떤 사람은 한국인 가수들의 사진을 다운 받아 보고 있었고, 인터넷을 즐기고 있었으며,토론과 이야기로 왁자지껄한 가을의 하룻 밤이었다.


헐... 

 

어쨌든 2년만에 다시 찾은 그곳. 밤의 소란스러움과는 달리 아침의 조용함을 만끽할 수 있는 곳으로 바뀌어있었다. 아니 바뀐것은 전혀 없다. 그저 아침부터 열고 있지는 않을 것이라는 기대와 달라 무척 놀랐을 뿐이었다.

 

아침의 이곳 2층은 너무나 고요했다. 아마 청소한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일꺼야. 돌아보니, 내가 기억하고 있던 그 모든 것이 그대로 남아있었다. 그자리에 앉았던 사람들까지도 다시 만나게 되는 것 같아 가슴이 아팠다. 왜 가슴이 아팠어야 했는지 나도 이해가 가지 않았지만, 모두의 그리움에 대해 솔직히 나는 너무 감성적이 되어버렸다. 

   

도시를 향유하는 문화란 어떤 것일까. 과연 그것이 지역과 전통에 따라 달라지는 것일까? 서양의 카페와 동양의 다도는 무엇이 다른 것일까? 함께 한다 하지 않는다 등 겉으로 보이는 여러 표피적 재연을 제쳐두고, 아마도 사람과 사람이 만나 같이 하는 것들의 종류가 다름으로 해석할 수 있지 않을까.

   

커피. 차.중국과 영국이 차에 대한 세금때문에 싸우고 결과적으로 역사가 뒤바뀌는 일이 있었다. 이러한 문화의 안전한 향유 이면에는 기업과 인류의 착취와 고통, 비리, 생명이 달린 알고 싶지 않은 여러 더러운 것들이 숨어있다. 하지만 이러한 점들이 커피를 더욱 검고, 차를 더욱 그윽하게 만드는 것이다. 어쩔수 없는 카테킨의 떫은 맛이다. 그러나 걱정하지 말자. 우리는 결국 그 완전히 동떨어진 끝단에 서있는 사람들이고, 즐거운 시간만 보내면 된다. 우리가 가해자라니 당치도 않다. 

커피, 차라는 물질을 마시는 공간이 동양과 서양 모두에게 존재했음에도 가장 다른 것은 테이블의 모양과 그것이 대변하는 문화적 성질인것 같다. 카페는 같이 앉음에도 개인적인 공간이라 수다와 사색, 독서, 글쓰기, 심지어 식사 까지 가능하지만, 
다도에는 같이 앉음에 절도가 있고 배려가 있고 남을위한 행동으로만 가득찬 공간이다. 따라서 테이블에 사색은 멍청하게 앉은 것이고, 독서는 말하는 이를 무시하는 것이며, 글쓰기는 사무실에 가서 해야 할 것이며, 식사는 되먹지 못한 일이다. 

   

그래 그랬을 것이다. 마을이 도시가 되고, 일이 분업화 되며, 전문화된 영역과 이를 둘러싼 도시 환경이 축조되어 완성되어 갈때쯤. 출퇴근 하는 사람이 생기고, 집 밖에서 먹을 것을 해결해야 할 사람들이 생겼고, 집 밖에서 그들의 개인사를 향유할 정신적 쉼터가 필요했을 것이다. 그래서 다분히 서양의 카페는 도시적이며 도시적인 컬러에 맞을 수 밖에 없다. 태생이 그러하니까. 

그래서 모두가 친구가 될 수 있고 떠들 수도 있고 동시에 조용히 지낼 수 도 있다.

마을이 모이고, 일이 분업화 되었지만, 사람이 사는 곳이 곧 그 직장이었던 동양의 문화에서는 밥은 안에서 먹고, 일도 안에서 해결했다. 식당이란 다른 사람을 만나 집에 들이지 않고 함께 먹을 것을 해결하며 논의 하는 곳이다. 그렇기에 사회적이고 개인적이지 않다. 


 

줄줄이 늘어서 꽂힌 책들. 여기서 사람들은 중국을 피해 그들만의 나라로 돌아가고, 외국안에서 그들만의 개인적 소사이어티를 만들어 즐긴다.내가 만들고 싶은 카페가 바로 그런 것이다. 모두가 자기 집의 식탁처럼 쉽게 앉아서 편히 놀고 그리고 다시 일어설수 있는 곳. 
...
엄청나게 저렴한 가격의 제대로 된 스크램블이 나왔다.

 그래 카페 문화란 이런 것이다. 쉽게 모여서 마치 자신의 집의 디너테이블 처럼 차도 마시고 글도 쓰고 책도 읽으면서 일주일의 피로를 잊고 자신을 닦으며 새로운 여유를 가지는 것이다. 

스스로에게 충실하다는 것을 만끽할 수 있는 곳이 바로 까페다. 

나 스스로에게 다짐했다. 언젠가 나이가 들면 꼭 이런 분위기의 까페를 만들고 말꺼라고.

Posted by up4201

2007/08/26 15:17 2007/08/26 15:17
, ,
Response
No Trackback , No Comment
RSS :
http://www.up4201.com/blog/up4201/rss/response/45

눈을 뜨자 마자. 오늘은 기필코 자전거를 타고 커피 가게까지 가보겠다는 일념으로 주섬 주섬 챙겼다. 
온몸이 지뿌둥한 가운데, 길어진 머리가 완전 산발하였지만, 간단히 다듬기만하고 고양이 세수후에 나서는데 가방이 없어 휴대폰이고 지갑이고 모두 들고 자전거를 타야 했다. 오전 9시반이지만 작열하는 태양. 나서자 마자 30초만에 돌아가자고 마음이 외치고 있었다. 

먼저 간곳은 패달파워라는 자전거 가게. 일요일인지 약간의 손님들이 무언가를 사려고 두런두런 거리고 있었다. 바람을 넣어달라고 했더니 아예 공기 넣는 법을 넣어주고 사라진다. 친절이란.
방학동안 다른 사람의 차를 맡는 바람에 그동안 소홀했던 자전거라 이곳 저곳 손볼곳이 눈에 많이 띄었다. 하지만 가기로 했으면 가야지. 연구실로 돌아가 가방과 선크림 선글라스를 챙겨 자전거를 몰았다. 더위로 머리에 한까득 물을 끼얹고 나갔지만, 10분도 되지 않아 모두 보송 보송 말랐다. 오늘의 코스는 전민동까지 터널을 지나가기. 예상 시간은 가는데 2시간 오는데 2시간. 중간에 KT와 ETRI를 지나야 하기 때문에 오르막을 피할 수 없다. 다소 겁이 났다. 

아니나 다를까, 항공우주센터 근처를 지나는데 기어가 제대로 말을 듣지 않는다는 걸 알았다. 2단으로만 달린다.
한참을 달리다 이제좀 쉴까 싶었더니 속도가 붙기 시작한다. 울퉁불퉁한 길도 익숙해 지고, 대전시가 깔아놓은 자전거 도로를 달리니 기분이 꽤 좋다. 찻길과 달리지 않는다는 것만해도 다행이다. 오르막이 등장. 기어를 낮추니 달리는 것이 꽤 어렵지 않다. 두번의 언덕을 넘으니 바로 사거리다. 생각보다 훨씬 빨랐다. 목원대 볼링장을 지나 터널로 들어섰다. 터널은 어두운 만큼 모든 빛과 소리를 빨아들였다. 생각보다 훨씬 위험한 곳이었다. 게다가 내리막이라 가속도가 무시무시하게 붙었지만, 빛이 부족해 내가 얼마나 빠른지 조차 몰랐다. 

밝은 곳으로 나오기 이전 바로 속도를 줄여 울퉁불퉁하게 다듬어진 길을 지나니 ICU.
여기서 좌회전으로 박차고 나아가면 전민동 번화가가 바로 나타났다. 목적지에 도착하고 보니 일요일은 쉬는 날이란다. 근처 수퍼로 가서 사과와 음료수 빵을 사서 휴식. 시계를 보니 50분이 걸렸다. 

기분이 좋다. 

돌아갈 채비를 하고 다시 페달을 밟으니 우직 하는 소리가 나면서 페달이 미끌어졌다. 내 종아리에는 길게 페달이 긁고간 상처가 났고 이내 피가 흘렀다. 
체인이 빠졌다. 걱정이다. 이때 바로 자전거 포가 눈에 들어왔다. 나이가 아버지벌 되는 주인아저씨는 기어를 보더니 다 망가졌단다. 사과를 하나 다 먹고 날 시간이 되자, 아저씨는 뒷바퀴 기어를 새로 갈고, 전반적인 보수를 해주었다. 하는 김에 테일램프도 달았다. 이제 뒷차 신경 안쓰고 달려도 되겠지.

아주머니가 피가 흐르는 다리를 발견하고 소독, 후시딘 발라주셨다. 고마웠다. 
다시 페달을 밟으니 아까보다 훨씬 매끄럽다. 브레이크와 베어링, 안장아래 서스펜션 부분도 손본 모양이다. 훨씬 달릴만 했다. 돌아가는 길은 거의가 평지. 신이났다. 

연구실로 돌아오니 12시가 되어 식사를 했다. 

허리는 헐렁헐렁. 힘이 빠진 느낌이다. 아마 살도 빠졌겠지. 다리도 피로하다. 

이정도면 첫 투어 치고 나쁘지 않다. 다음엔 토요일에 시도를 해야 겠다. 

매주마다 자전거 투어 꽤 나쁘지 않을 것 같다. 


그리고 CF카드는 꼭 챙겨야지. 애꿎은 카메라는 오늘도 애물단지가 되어버렸다. 

Posted by up4201

2007/08/26 13:24 2007/08/26 13:24
Response
No Trackback , No Comment
RSS :
http://www.up4201.com/blog/up4201/rss/response/44


블로그 이미지

내가 틀렸을 수도 있다. 하지만, 증거들이 그렇다고 말하는 동안 나는 그것을 믿어야 한다. 신념이란 잘못된 것을 보고 잘못되었다고 말하고, 내가 그른 것이 밝혀지면 깨끗하게 인정하는 것이다. [나는 1류가 되고 싶었다. 나는 2류가 아니다. 나는 무통이다.]

- up4201

Archives

Authors

  1. up4201

Calendar

«   2012/05   »
Sun Mon Tue Wed Thu Fri Sat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Site Stats

Total hits:
55370
Today:
18
Yesterday:
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