뮌헨에서 짧은 관광후, 중앙역으로 돌아왔다. 기차시간은 좀 남았지만, 교수님 허리도 아픈것 같고해서 빨리 돌아가고 싶었다. 아니나 다를까, 기차시간을 걱정한 교수님은 택시를 타고 돌아가자고 했다. 택시타고 약 5분 정도 달려 다시 역으로 돌아왔다. 라커에서 짐을 찾았다.
독일에서 편리하다고 느낀 것은, 역마다 라커시스템이 잘 되어있다는 점이다. 우리나라 서울역이나 중요한 역도 라커가 있지만, 이곳은 라커의 공간이 정말 정말 컸다. 동전을 바꾸어 주는 곳도 바로 옆에 있어서 활용이 편리하게 여겨졌다.
호텔에서 짐을 찾아와, 기차를 타는 곳으로 들어섰다. 한국과 독일의 기차 시스템은 약간 다른데, 큰 차이점이라면 굳이 티켓을 가지고 있지 않다 하더라도 플랫폼으로 들어갈 수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플랫폼 구성이 단순해서, 사인만 잘 따라가면 원하는 기차를 탈 수있다는 점이다.
문제는 이 사인만 잘 따라가기가 다소 어럽다는 점이다. 말하자면, 한국과는 달리 문자 중심으로 정보를 전달하는 독일은, 문자를 제대로 읽지 못하는 외국인의 경우 어려움을 많이 느낄 수 밖에 업는 구조라는 것.
우리나라에선 플랫폼으로 들어서는 곳에 게이트 하나, 그리고 정보를 표시하는 판 하나 이렇게 되어있기 때문에 전체적인 이해가 가능하다. 가령 어떤 정보를 보는데 어려움 없이 대충 짐작한데로 움직여도 된다는 말씀. 그러나 독일은 게이트 자체가 없고, 역에 들어서면 바로 플랫폼이기 때문에, 내 열차가 어느 열차인지 정보를 얻기 위해서는 전광판이라는 전광판에는 모두 신경을 기울이고 있어야 한다.
모든 정보를 한번에 보여주는 정보판을 찾기도 어렵지만, 찾았다 하더라도, 내 열차가 어디에 있는지 알려면, 시간을 대조해 보는 수 밖에는 없다. 힌트가 적은 셈이다.
어쨌든 플랫폼에 가보니 우리가 타야할 열차가 대기되어 있었다. 시작은 뮌헨에서 하는 건 알겠는데, 이넘이 스투트가르트에서 정차를 하는지 안하는지는 알 수가 없다. 물론 서울 사람들도 하행, 상행, 부산쪽, 광주쪽, 강원쪽 이렇게 다들 다르다는 것을 열차를 몇번 타봐야 알듯이, 이쪽은 훨씬더 복잡하면 복잡했지 쉽지 않기 때문에, 내가 미리 뽑은 표에 나온 정보로 열심히 추리해보는 수 밖에 없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독일에서의 열차표는 자리를 지정하지 않으면 보통 언제든 열차를 바꿔 탈 수 있는 구조이고, 하루동안 유효하다. 이점은 매우 편리하다. 게다가 모든 자판기에서 열차 시간표를 프린트 아웃 할 수 있다.
어쨌든 길게 늘어선 IC앞에 서서 어디에 타야 하는지 한참을 추리한 끝에, 이부분이 1등칸이고, 우리가 타야 할 곳은 1등칸에서 약 15번 객차만큼 떨어진 곳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 사이에 무수히 내리고 오르면서 짐을 들고 훈련아닌 훈련을 해댔다.
겨우 차에 오르고 나니, 좌석마다 예약 여부가 표시되어있고, 어디까지 가는지가 나타나 있을 것이라는 용기의 말이 생각났다. 용기 말대로 그점을 명심하면서 따라가니, 어렵지 않게 내가 타야 할 자리가 맞다는 것을 확신할 수 있었다.
자리에 올라 짐을 정리하자 바로 열차가 출발한다.
다행이다.
교수님의 특징중 하나는 발차 시간 30분 전에는 역에 가 있어야 심리가 안정되는 분이라는 점이다. 그것이 괜히 생긴 조바심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만약 여유있게 역에 도착해서 자리를 찾아보지 않았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하는 생각에 등어리가 사늘하게 식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표를 검침하는 사람이 와서 바코드 인식기로 내가 한국에서 출력한 표를 스캔하고 크래딧 카드로 정산하였다. 과연 과거에 인터넷이 발전하지 않았을때 어떻게 검침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나중에 아내가 이야기 해주었지만, 독일은 철저히 개개인의 양심에 맡기는 시스템을 따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에야 이러한 개인적인 준법정신이 디지털로 확인되는 시기였지만, 그전에는 그냥 사람들이 하도록 내버려 두었다고 생각하니, 시스템 차원에서 본 다면 분명 수익이 많이 늘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차창은 금방 독일의 시골 풍경들을 보여주었다. 파아란 하늘과 넓게 펼처진 풍광들은 유럽의 자연이 어떤지 보여주고 있었다. 이렇게 아름다운 나라에서 그토록 비참한 전쟁을 일으켰다는 사실이 믿겨지지 않았다.
달마이어에서 산 치즈를 꺼내서, 복도로 통하는 문을 닫은 다음, 둘만 앉은 공간을 만끽하며 와인과 치즈를 맛보았다. 역시 냄새가 지독할 수록 맛있는 것이 치즈다. 메주도 그렇지만 말이다.
From German trip 2009_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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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7/15 12:58 Trackback 0 Comment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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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사나이 2009/08/22 20:22 A R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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